이스라엘이 고센에 정착하다
1 요셉이 파라오에게 가서 말하였다. “저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가나안 땅을 떠나 와 지금은 고센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들은 양 떼와 소 떼와 모든 재산을 다 가지고 왔습니다.”
2 요셉은 형제 가운데 다섯 사람을 뽑아서 파라오에게 인사하게 하였다.
3 파라오가 요셉의 형제들에게 물었다. “너희의 직업이 무엇이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종들은 목자들입니다. 저희 조상님들도 다 목자들이었습니다.”
4 그들은 그에게 이렇게도 말하였다. “가나안 땅에 가뭄이 심하여 종들이 치는 짐승들에게 풀을 뜯길 풀밭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잠깐 동안 이곳에 살려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니 종들이 고센에 자리 잡고 살도록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5 파라오가 요셉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그대를 보러 왔구려.
6 이집트 땅이 그대 앞에 있으니 가장 좋은 땅으로 골라 그대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자리 잡고 살도록 하시오. 그들이 고센 땅에 살도록 해 주시오. 그리고 그대의 형제 가운데 뛰어난 능력을 가진 목자가 있으면 그들에게 나의 가축을 맡겨 돌보게 하시오.”
7 그러자 요셉은 아버지 야곱도 모시고 들어와 파라오에게 소개하였다. 야곱이 파라오에게 복을 빌어 준 다음
8 파라오가 야곱에게 물었다. “노인께서는 연세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9 야곱이 파라오에게 대답하였다. “이 세상을 떠돌아다닌 햇수가 백삼십 년입니다. 저의 조상들이 세상을 떠돌아다닌 햇수에 비하면 제가 산 햇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참 힘든 세월이었습니다.”
10 그런 다음 야곱은 다시 파라오에게 복을 빌어 주고 그 앞에서 물러나왔다.
11 그래서 요셉은 아버지와 형제들을 이집트에 자리 잡고 살게 해 주었다. 그는 그들에게 파라오가 지시한 대로 그 땅에서 가장 좋은 곳인 라암세스 지역을 주었다.
12 그리고 아버지와 형제들과 아버지의 온 집안에 자녀들의 숫자에 따라 먹을 양식을 대주었다.
요셉이 파라오를 위해 땅을 사다
13그러나 가뭄이 더욱 심하여지니 어디에도 먹을 양식이 없었다. 가뭄 때문에 이집트 땅과 가나안 땅에서 사람들이 야위어 가고 있었다.
14 사람들이 요셉에게 와서 돈을 내고 곡식을 샀다. 그렇게 되자 이집트 땅과 가나안 땅의 돈이 모두 요셉에게로 몰렸다. 요셉은 그 돈을 다 모아서 파라오의 궁으로 가지고 갔다.
15 드디어 이집트 사람과 가나안 사람들은 돈이 떨어졌다. 이렇게 되자 이집트 사람들이 모두 요셉에게 몰려와서 말하였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십시오. 돈이 떨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어른의 눈앞에서 죽을 수야 없지 않습니까?”
16 요셉이 대답하였다. “그러면 너희가 키우던 짐승을 끌어 오너라. 너희 돈이 다 떨어졌다니 짐승을 받고서 양식을 팔겠다.”
17 사람들이 요셉에게 짐승을 끌고 왔다. 요셉은 그들이 끌고 온 말과 양과 염소와 소와 나귀를 받고서 양식을 내주었다. 이렇게 그 해에는 그들이 가져오는 짐승을 받고서 양식을 대주었다.
18그 해는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 해가 되자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말하였다. “돈은 이미 다 떨어졌고 우리가 키우던 짐승도 모두 어른의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 어른께 드릴 것이라고는 우리의 몸과 땅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른께 숨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19 어른의 눈앞에서 우리가 땅과 함께 망할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와 우리의 땅을 받고서 먹을 것을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땅과 함께 파라오에게 매인 종이 되겠습니다. 우리에게 씨앗을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도 살고 땅도 황폐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0 그리하여 요셉이 온 이집트 땅을 파라오의 것으로 사들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들의 땅을 팔았다. 그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가뭄이 심하였기 때문이다. 온 이집트 땅이 파라오의 것이 되었다.
21 그리고 이집트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읍에 사는 사람들이 파라오의 종이 되었다.
22 요셉이 제사장들의 땅은 사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파라오에게서 정기적으로 양식을 지급받고 있어서 파라오가 주는 것으로 넉넉히 먹고살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땅을 팔 필요가 없었다.
23 요셉이 백성에게 말하였다. “내가 오늘 너희의 몸과 땅을 사서 파라오에게 바쳤다. 이제 너희에게 씨앗을 줄 터이니 땅에 뿌리도록 하여라.
24 곡식을 거두어들일 때가 되면 거둔 곡식의 오분의 일을 파라오에게 바쳐라. 나머지 오분의 사는 너희의 몫이다. 그것으로 땅에 씨앗도 뿌리고 너희와 너희 집안과 너희 자식들이 먹고살아라.”
25 백성들이 말하였다. “어른께서 우리의 목숨을 건져 주셨습니다. 어른께서 우리를 어여삐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기꺼이 파라오의 종이 되겠습니다.”
26 그리하여 요셉은 이집트의 땅에 관한 법을 만들었다. 그 법은 땅에서 난 것의 오분의 일은 파라오에게 바쳐야 한다는 것으로 지금까지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파라오의 땅이 되지 않은 것은 오로지 제사장들의 땅뿐이었다.
“나를 이집트에 묻지 말라”
27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집트의 고센 지방에 자리 잡았다. 그들은 거기에서 재산도 모으고 자식도 많이 낳아서 그 수가 많이 늘었다. 28 야곱은 이집트에서 열일곱 해를 살았다. 그래서 그의 나이가 백마흔일곱 살이 되었다.
29 이스라엘은 죽을 때가 가까워지자 아들 요셉을 불러 이렇게 말하였다. “네가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네 손을 내 넓적다리 밑에 넣고 약속해 다오. 네가 충심으로 성심성의껏 나의 뜻대로 하겠다고 맹세해 다오. 나를 이집트에 묻지 말아라.
30 내가 죽어서 조상들에게 돌아가면 나를 이집트에서 옮겨 조상들이 묻힌 곳에 묻어 다오.” 요셉이 말하였다.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31 “내게 맹세해 다오.” 이스라엘이 말하였다. 요셉이 그에게 맹세하자 이스라엘이 침대 머리에 기대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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